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보호법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임대인들이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5% 이상 올릴 수 없게 되면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시 전셋값을 대폭 올리는 현상이 발생했고, 결국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6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하면 2년 단위 재계약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하는 계약갱신청구권 제도 도입으로 전셋집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새로운 주거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반전세’(보증부 월세)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임대료 인상 제한 정책 이후 반전세 거래 비중이 늘고 있다는데 맞나요?
네 맞아요. 작년 7월 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후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거래 중 약 27%가 반전세 또는 준전세였다고 합니다. 특히 경기 지역에선 절반 가까이가 반전세나 준전세라고 하네요. 이렇게 반전세 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아무래도 높아진 전셋값 부담 탓이겠죠?
월세 전환율이란 무엇인가요?
계약기간 만료 시 전세자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라면 차라리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게 유리한데요. 이때 적용되는 금리를 ‘전월세전환율’이라고 합니다. 즉, 월세계약을 전세로 바꿀 때 얼마만큼의 돈을 내야 하는지 계산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시세가 10억원인 아파트를 보증금 9억원에 월세 100만원으로 세를 주고 있다면 이를 전세로 환산했을 때 12억원이 됩니다. 따라서 전월세전환율은 연 0.12%가 되는데요. 만약 내가 가진 자금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빌린다면 연간 1200만원을 은행에 갚아야 한다는 뜻이죠.
정부 규제로 인한 부작용 아닌가요?
현재 우리나라의 전월세전환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3.5%포인트 수준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 금리는 계속 낮아지고 있고,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현행 법정 전월세전환율은 사상 최저치인 4% 아래로 떨어졌다. 문제는 낮아진 전월세전환율만큼 갭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투자 목적으로 사놓은 집을 다시 전세로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전용면적 84m2짜리 두 채가 각각 14억원·13억5000만원에 전세매물로 나왔다. 불과 석 달 전 같은 면적형이 16억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억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